성소수자 또는 퀴어에 대한...



[스페셜리포트] ‘게이 바’ 특별하지 않은 ‘남자’들의 사랑터

JES|한용섭 기자|2008.02.27 13:53 입력

사전적으로 보면 '바(BAR)'란 바텐더가 긴 스탠드 앞에 의자를 늘어 놓고 여러 손님을 상대하는 서양식 술집을 뜻한다. 그래서일까. '바'는 왁자지껄 모여서 즐기기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질적인 문화일 수밖에 없었다.

틈새를 뚫고 국내에 조심스레 상륙한 후에도 '고급 술집'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4050 권력자나 상류층들의 은밀한 장소로 꼽혀 왔다. 한달 월급이 넘는 고가의 와인이나 위스키, 여느 술집에 비해 10배 이상 비싼 음식들은 대중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문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바'들은 파격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폭탄주 문화를 지양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가벼운 가격에 깔끔하게 음주를 즐길 수 있는 '라이트(Light) 바'가 등장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자극적이면서 말초적인 것을 지향하는 '딥(Deep) 바'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된 대한민국 BAR 문화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게이바를 찾아간다고 했을 때 주위 반응들. “겁나지 않아요? 가면 험한 꼴 당하지 않게 조심해요”라는 류의 이야기가 되돌아왔다. 주위 사람 대부분이 게이바에 대한 생각은 비슷했다. 퇴폐적인 분위기에 담배 연기가 그득하고, 어두운 조명 아래 아마도 남자와 남자가 서로의 몸을 밀착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경쾌하다, 시크(chic)하다(세련되고 멋있다), 선입견을 버리고 들어선다면 재미있다.

#1
지난 21일 자정 무렵, 지인의 설명을 듣고 서울 시내에서 아마도 외국인이 제일 많은 이태원의 해밀턴 호텔 근처에 있는 A 게이바를 찾아 들어갔다. 적당한 밝기의 조명 아래 바가 한쪽에 있고 예닐곱 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홀 안쪽에는 노래방 기기가 마련된 간이 무대도 있다.

밤 11시가 훌쩍 넘었지만 바 안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순간 당황하며 돌아 나설까 찰나의 고민을 하는데, 서빙을 하는 곱상한 남자가 일어서서 반갑게 맞이한다.

바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간단하게 맥주를 주문했다. 달랑 한 명뿐인 손님인지라 시선은 불안하게 왔다 갔다 했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맥주 병만 들었다 놨다 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정적을 깨며 출입문이 열렸다. 3명(남자 2명, 여자 1명)의 무리가 들어서자 안도의 한숨이 짧게 나왔다.

그들은 바 주인과 친분이 있는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바에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세 번째 손님(여자 2명)이 들어오자 이제 마음이 편안해졌다.

#2

자정이 지나서 바를 운영하는 사장 B(33)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군대를 갔다 와서 게이로서 성 정체성을 알게 됐다.

B씨는 “처음에는 당황, 고민, 갈등했지만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며 “이태원에서 게이바를 운영한지는 5년 정도 됐다”고 소개했다. 게이바 사장도 게이, 서빙을 보는 아르바이트도 게이였다. 역시 첫눈에 보기에도 곱상한 외모가 장난 아니었다.

이태원에는 20여 개의 게이 전용 공간이 있다. 노래방 무대를 갖춘 바가 대부분. 종로에는 100여 개의 게이바가 있다. 주로 단성사가 위치한 종로 3가 주변. 이태원의 게이바가 연령대 구별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라면 종로의 게이바는 20∼30대, 40대 중년 등 연령대별로 특징이나 유형이 있다. 외국인들의 여가 공간인 이태원의 특성상, 일반인들의 출입도 개방된 것에 비해 종로의 게이바들은 대부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폐쇄적인 곳이다.


#3

게이바를 찾는 이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사장 B씨는 “대부분 일반인들 속에 부대끼며 게이 정체성을 숨기고 지낸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모인다.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 제일 붐빈다”고 설명했다.

게이 파트너들끼리 와서 여흥을 즐기는가 하면 다른 게이와 부킹을 시도하기도 한다. 다른 테이블의 남자에게 술잔을 보내기도 하고, 맘에 드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도 한다. 새로운 만남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그들은 밖에서 따로 만남(?)을 갖는다.

좋은 점만 있을까. B씨는 “한편으로는 게이 사회에서도 학벌, 직업 귀천을 따지며 게이가 게이를 무시하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이 혼재해 있어서 여자보다 더 잘 삐친다”고 바를 운영하면서 보아온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게이는 일반인과 게이들을 구별할까. B씨는 “처음 보면 필이 온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70%, 두 번 만나면 100% 상대방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며 “한번은 애인과 함께 온 남자가 있었는데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역시나 그는 며칠 후 혼자 와서 게이임을 고백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4

이태원의 게이바에는 이성인 여성을 좋아하는 남성들도 이따금씩 찾는다.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또다른 테이블에는 가끔 게이바를 찾는다는 30대 부부 두 쌍이 왔다. B씨의 이야기로는 그들 부부는 여기가 게이바인 줄 모르고 찾는다고 한다.

앞서 온 여자 일행의 손민경(32)씨는 “다른 남자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 가끔 친구와 찾는다”고 말했다. 처음 게이바를 경험한 이연희(32)씨는 “바에 오기 직전까지 약간 걱정되고 미묘한 느낌이었는데 경쾌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이바에서 여성은 좋게 보면 매너 있게 대접 받고 나쁘게 보면 무관심의 대상이다. 한마디로 여성들에게 무관심한 게이들의 공간이라 집적대는 남자가 없다. 정말 깔끔하게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흥이 겨우면 춤추고 놀다 갈 수 있다.

그래서 여성 연예인도 들르기도 한다. 여자 단골들이 많다는 B씨는 “여성들은 게이와 친해지면 남자와의 섹스 고민 상담까지도 한다. 편하니까. 여성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혹시 나중에 사이가 멀어질지도 몰라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쉽게 한다”고 말했다.

#5

새벽 1시가 넘어서자 한 남성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마른 몸매의 그는 교태스러운 몸짓과 함께 미성으로 가수 뺨치듯 노래를 불러 젖히며 바 분위기를 돋웠다. 손짓, 눈빛 그리고 몸 동작이 하늘하늘거렸다.

여자 동료와 주거니 받거니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즐겼다. 흥이 오른 일반 여성 이연희씨도 무대에 올라 팝송을 멋들어지게 불렀다. 이런 분위기라면 일반 남성이 옆 자리의 게이와 쉽게 술잔을 부딪힐 수도 있을 법했다.

일반인이 게이의 접근을 거절하고 싶다면? B씨는 “나 결혼했다고 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이런! 그러고 보니 B씨가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눈 후 기자에게 “결혼은 했냐, 아이는 있느냐”라고 물었던 말이 떠올랐다. 은근히 스킨십도 해온다. 이 사람이 혹시? 그래도 허허 웃는 사장의 말투에서는 진한 인간미가 묻어 나왔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2008 대한민국 동성애 보고서] 어둠속 이반들 대담한 스킨십

일간스포츠|김형빈 기자|2008.04.13 16:03 입력


성적소수자로서 숨어있던 동성애자들이 차츰 양지로 나오고 있다.

동성애자를 위한 전문잡지가 발간되고 그들이 이용하는 한 포털사이트의 가입자수는 12만 명에 육박한다. 2000여개가 넘는 인터넷 카페와 사이트에는 상대를 찾는 동성애자들로 가득하다. 주말이 되면 이태원과 종로에 1만 명이 넘는 동성애자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그들은 어떤곳에서 사랑을 나눌까? 전용바·클럽·휴게텔 등 동성애자들의 전용공간을 들여다봤다.

한국 최대의 동성애사이트인 ‘이반시티’의 전체회원은 12만 명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정보를 얻어 종로와 이태원 등지의 전용공간에서 만남을 갖는다,

“게이 술집들이 130개가 넘어요. 스무살 풋내기부터 70대 노인까지 출입하는 연령대도 다양해요.”종로 낙원상가 주변 업소주인의 말이다.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이태원의 K클럽에 가봤다. 입장료는 5000원. 처음 본 사람들끼리 몸을 부비고 더듬는다.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인터뷰를 했다.

“요즘엔 중고등학생들도 일찌감치 성에 눈을 떠서 클럽을 출입하죠. ‘돈주면 노예가 돼 드릴게요’ ‘뭐든지 다 해드립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그런 글들이 부지기수로 올라오지요.”

클럽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하룻밤 섹스파트너를 찾는 사람들이다. 놀라운 것은 여성과 결혼한 기혼 남성도 많다는 것이다.

“결혼생활 하면서도 계속 만남을 갖는 커플들이 많아요. 와이프한테는 친구나 후배라고 속이면 의심도 안하죠.”

그런데 정말 동성애자들의 성생활은 문란한 것일까? 그들이 자주 애용하는 찜질방과 DVD방을 찾아가봤다.

“돈많은 게이들은 마사지샵·호스트바·노래방에 가거나 원조교제를 하죠. 가난한 게이들은 찜질방·휴게텔·이반 DVD방에 갑니다.” 한 동성애자의 말이다.

동성애자들이 사용하는 DVD방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내부는 작은 3류 영화관처럼 되어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영화를 본다. 룸으로 이뤄진 일반적인 DVD방과는 다르다.

“동성 포르노영화를 보다가 서로 상대방을 체크하며 작업을 걸죠. 슬쩍 손을 만지거나 스킨십을 시도하죠. 서로 마음이 맞으면 옆에 있는 룸에 가서 애정행각을 벌이죠”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찜질방에도 들러봤다. 신촌에 위치한 찜질방은 어두운 내부조명으로 숙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질까.

“오럴도 하고 애무도 하고 그 목적으로 오는거니까요. 사람과 인연 만들고 싶어 오는게 아니라 섹스하려고 오는거죠. 수면실에서 핸드폰 등으로 불빛을 비췄다가는 서로가 민망하죠.”

서로의 동의하에 섹스하는 경우도 있지만 몸을 파는 경우도 많다. 동성애자 매춘의 현장을 들러봤다. 동성애자 호스트방.

“노래부르고 술마시고 스트립쇼 신고식을 하고 그렇게 놀죠.”

동성애자 노래방 주인은 자기 가게에는 어린학생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성기를 술잔에 담그는 담금주가 즉석에서 제조되고 자리는 질펀해졌다. 더군다나 도우미와 손님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즉석에서 섹스를 벌이기 시작했다.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대담했다. “2차가면 보통 10만 원이죠. 여자랑은 해본 적 없어요.” 20대초반의 도우미 말이다.

모든 동성애자들이 성적으로 문란한 것은 아니다. 이성애자도 도덕적인 사람이 있고 문란한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들이 건전하게 성문화를 즐길 공간이 없는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편견과 선입견이 아직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음지로 숨어들며 퇴폐로 치닫는 동성애 전문업소. 진정한 해결책은 동성애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닐까.

김형빈 기자 [rjaej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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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재, 다른 시각의 기사. 모두 남성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이다. 퀴어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엇비슷하다. 존중과 혐오, 호기심 등등. 나는 존중 쪽에 가깝다. 사랑은 성(姓)이 아니라 성(性)으로 깨우치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완전히 이해는 못할지라도 존중은 해주어야 한다.

비록 조용히 묻혀 있지만 여성 성소수자의 경우에는 남성보다 혐오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는 레즈비언 인권 운동(여대이기 때문에)을 하는 동아리가 있다. 신입생 시절 그들의 운동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여자가 같은 여자를 레즈비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성추행(성추행인지 성폭행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을 했다는 글이 실려있었다. 왜? 이유는 레즈비언인 여자가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과연 성폭행을 한 가해자의 행동은 윤리적인 것인가.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어떻게 성폭행을?' 그리고 '그걸 밝혀서 어쩌라고...' 양 측 모두에게 그 사건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아마 레즈비언인 그녀는 평생 다 쥐어짤, 모든 용기를 꺼내어 사실을 밝혔을 것이다. 비인간적이다.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져 급기야 교수들의 귀에 들어갔고, 내가 듣던 토론 수업 시간에 성소수자에 대하여 토론까지 벌였다. 학생 대부분 존중으로 의견을 기울였다. 그녀의 용기가 조금씩 조금씩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었다. 동아리의 회원도 조금씩 늘었다. 세상의 시선은 분명히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뒤로 물러나 숨는다면 차가운 시선은 더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것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용기가 조금 더 필요하다.

by 류리 | 2008/04/28 09:39 | THINKING ABOUT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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